강현주
  현대의 신화와 그래픽 디자인(2)
  

1998년 07월 14일


현대의 신화와 그래픽 디자인(2)

혁명기념일(오늘, 7월 14일)을 하루 앞두고 거둔 개최국 프랑스의 월드컵 대회
우승은 파리를 온통 흥분과 열기로 몰아 넣었고 그곳의 열띤 분위기는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전해졌다.
월드컵 대회가 진행되었던 지난 33일동안 아마도 프랑스 사람들은 인종간의
갈등이나 고질적인 실업문제 등 프랑스내의 심각한 사회문제는 잠시 잊고
하나가 되어 프랑스팀을 열렬히 응원하였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가
갖는 “힘”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시간 우리나라 역시
박세리의 연이은 우승으로 온 사회가 떠들썩한 잔치 분위기가 아니었던가!
이런 흥분과 열기의 시간에 맹목적인 ‘신화 만들기’를 비판하고 그 허구성을
드러내려 했던 바르트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마치 잔치집에 찬물을 끼엊는
것 같아 웬지 어색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바르트가 제기한 문제들은 1998년
현재의 우리 사회, 우리 디자인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바르트가 현대의 신화를 이야기하면서 예를 들었던 [파리마치] 잡지는 1955년
6월 마지막주에 발간된 것으로 벌써 40년도 더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잡지의
표지 디자인이 보여주는 내용과 형식은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을
검토하는데 참고가 될만한 것이다. (잡지의 표지 디자인은 그래픽 디자인의
여러 분야들 중 하나이다. 디자인의 여러 분야에 대한 설명은 차차 다른
글들을 통해 할 계획이다.)
이 잡지의 표지 디자인이 나오게 된 과정을 디자이너 입장에서 역으로
추적해보면 다음과 같은 경로가 될 것이다.
[파리마치] 잡지의 편집자는 애국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기사를 쓰고 난 후, 그
기사를 시각화한 표지 디자인을 하도록 디자이너에게 주문한다. 표지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는 애국심의 고취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각적 대리물(visual analogy)을 찾기 위해 고심할 것이고 드디어 프랑스
국기에 경례하는 흑인 청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아이디어
발상과정에서 매우 적절한 시각적 대상물이라판단되었고 이를 표현하는
단계에서는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그림보다는 사진이 더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편집자도 만족을 하고 잡지의 표지가 완성되어 독자의 손에 전해지게
된다.
바르트도 언급한 바와 같이 독자들은 그 표지를 보는 순간 잡지의 의도와
기사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그 표지 디자인은 썩
잘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표지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히 표현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란 전문적으로 ‘현대의 신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래픽 디자이너의 직업적 전문성은 결국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신화’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능력과 관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신화’(혹은 메세지)의 내용이나 의미, 영향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표현되는 형식의 성공에만 관여하는 대리자인 것이다.
2004-04-15 20:37:04


   

관리자로그인~~ 전체 212개 - 현재 24/24 쪽
5
강현주
2004-04-22
2304
강현주
2004-04-15
2411
3
강현주
2004-04-15
2747
2
강현주
2004-04-15
2547
1
강현주
2004-04-15
2723

[맨처음] .. [이전] [20] [21] [22] [23] 24 [다음] ..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