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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주

유럽 모더니즘 전통의 의미

	1998년 11월 1일 유럽 모더니즘 전통의 의미 현대 그래픽 디자인을 대표하는 미국의 제1세대 디자이너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폴 랜드(Paul Rand, 1914-1996)는 1996년 11월 타계하기 얼마전에 쿠퍼 유니언에서 열렸던 자신의 회고전에서 한 청중으로부터 “모더니즘은 죽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그의 대답은 “나는 아직 살아 있다!”였다. 랜드가 1998년 11월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모더니즘은 죽은 적이 없었다고 하지는 않을까? 바우하우스, 데 스틸, 뉴 타이포그래피, 러시아 구성주의 등 유럽 모더니즘 전통이 근거하고 있는 사조와 이념들 그리고 이론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미국에 소개했던 그는 평생을 확고한 모더니스트로 살면서 디자인에서의 영원한 가치를 추구했고 유럽적 전통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발전시켜 미국 모더니즘 디자인의 토대를 일구어낸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모더니즘은 그저 한 시대를 풍미한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자신의 디자인 철학과 이상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모더니즘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의 토대는 일반 적으로 20세기 초 유럽에서 형성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그래픽 디자인의 중심이 미국으로 이동 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 으로한 최근 10년간의 디자인 매체 개발 및 테크놀로지 개 발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하 지만 무엇보다도 미국 그래픽 디자인계의 비약적인 발전은 유럽 디자인 전통과의 지속적인 교감과 영향 그리고 이의 창조적인 수용에 바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유럽 모더니즘 전통을 새로운 매체에 적극 도 입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특히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보 디자인 영역에서 활기를 띄고 있 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1998년 11월 현재 한국의 디자이너 들에게 있어 모더니즘 디자인의 전통이란 과연 어떠한 의미 를 갖는 것일지 반문해보게 된다.
	2004-04-22 14:4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