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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주

20세기의 꿈과 21세기 미래 전망

	1998년 11월 1일 20세기의 꿈과 21세기 미래 전망 1998년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디자인 현실이 20세기 초 유럽의 디 자인 현실과 닮은 꼴이라고 한다면 잘못된 표현일까? 거의 100년이 라는 시간의 간격과 지리적 거리, 문화적 차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기의 전환을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20세기 초 유럽의 아방가르 드들과 모더니스트들이 디자인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꿈들과 그들 의 디자인 철학, 그리고 그 산물로서의 디자인 결과물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문해본다. 19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은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뿐만 아니 라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면 모두에서 과거 유럽 사회가 지녀온 방 식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의 양식을 출현시켰다. 왕족과 귀족을 대신하여 새롭게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한 부르조와 계층은 시민사 회를 형성해가면서 과거의 전통들과 단절된 그들 고유의 새로운 미 학을 확립하고자 했으며 이를 뒷받침한 것이 바로 산업화된 생산방 식이었다. 당시 유럽 내에서 진보적인 아방가르드 미술가들과 디자 이너들은 사회변화에 부응하면서 새로운 사회에 적합한 예술형식을 탐색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현대 디자인이 탄생하게 되 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모더니스트들에게 있어 모더니즘이나 기능주의는 한때 유행하 고마는 스타일로서의 디자인 양식이 아니라 사회변혁에 대한 그들 의 신념과 의지, 그리고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젼을 담는 디자인 철 학이자 세계관이었다. 20세기 초의 디자인 논의들이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우리에게 힘있고 흥미롭게 비추어지는 것도 바로 그 시기 디자인에는 살아 숨쉬는 당대 디자이너들의 힘과 열정, 그리고 이상 이 담겨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이 땅의 디자이너들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바로 그들 의 “힘과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반드시 우리가 IMF라 는 힘겨운 경제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19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이 한 세기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듯이 현재 우리는 우리는 디지털 혁명이 가져오게 될 급격한 사회 변동 과 변화를 벌써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유럽 의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들이 가졌던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와 전 망, 그리고 사회 변혁의 의지를 오늘날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디자인의 역사에서 초기 모더니스트들의 이상 과 철학은 잊어버리고 남겨진 형식만을 디자인이라 생각해왔는지 모른다. 그들이 활동했던 역사적 공간은 어떠했고 사회의 모습은 어 떠했는지, 당시의 시대정신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그들이 남겨 놓은 풍요로운 유산만을 즐기고 때로는 지겨워하며 그 렇게 지내왔다. 현재 우리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유토피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디 스토피아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 으로 인류는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환경오염 과 생태계 파괴로 나날이 열악해져가는 기후조건과 자연환경의 모 습은 미래의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 디자인계의 전망 역시 마찬가 지이다. 경제불황을 겪어내며 급변하는 사회변화와 기술적인 발전을 따라가느라 디자이너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동기에 과거의 역사는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갖게 한 다. 유럽 모더니즘 전통에 대한 최근의 관심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 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지 좋았던 시절에 대한 감상적인 노스 탤지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준비인 것이다.
	2004-04-22 14:4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