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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6_문화, 도시, 공동체_2011년 문화도시공동체지원사업 기획프로젝트 심포지엄
<문화도시공동체지원사업의 의미와 인천 공공미술의 향방>
‘숙골로 스쾃 커뮤니티’는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한 후 본격화된 구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장소의 상실로 인한 공동체의 해체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인천시 남구 도화동 숙골로 주변에서 ‘스쾃’이라고 하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예술 개입의 형태로서 예술가들의 역할과 지역공동체와의 소통의 의미 등을 찾아보고자 한 프로젝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천문화재단의 문화도시공동체지원사업의 일환으로서 종래의 일반공모지원사업과 달리 시범사업 성격을 띤 기획프로젝트로서 추진이 되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인천 공공미술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지역의 공공미술 현장에 있는 작가들과 재단 공공미술사업에 심의의원으로 참석했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좌담회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2006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재단이 지원했던 총 24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과 결과 자료를 꼼꼼하게 담아 『인천, 공공미술 지도 그리기』라는 프로젝트북을 출판하는 등 인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진행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한동안 활발하게 추진되었던 인천의 공공미술 정책과 사업을 되짚어 성찰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숙골로 스쾃 커뮤니티’와 ‘파산의 기술 by ICA'는 재단의 이러한 숨고르기 과정 후에 기획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인천 공공미술 정책과 사업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한다. 구도심과 신도심이라고 하는 서로 대비되면서도 내적으로는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천 지역사회의 뜨거운 쟁점과 문제들을 ’문화‘, ’도시‘, ’공동체‘라는 세 개의 굵직한 키워드를 통해서 담아내보고자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미술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관련 기관들의 주요 문화예술정책과 사업으로 처음 등장했던 시기와 비교해볼 때 2011년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예술과 사회, 예술과 공동체, 예술과 현실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고 중층적이며 또한 애매모호하여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 초창기 공공미술의 가능성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제시하며 활동했던 경험 있는 작가들과 기획자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일련의 피로감(?)이 느껴지고, 정책 및 사업 추진 주체들은 공공미술 예술가 풀이 확장되거나 순환 발전하지 않고 오히려 축소되는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공공미술은 조형성이나 장소성 그 자체보다는 공동체에 보다 더 주목하여 지역주민들과 다차원적으로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실천해나가는 커뮤니티 아트로 외연을 확장해왔고 최근에는 문화도시, 창조도시 차원에서도 논의가 진행되는 등 내용적인 변화를 거쳐 왔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된 모습들은 ‘마을만들기’ ‘마을미술프로젝트’, ‘생활문화공동체사업’ 등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공공미술 관련 사업들의 명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공공미술이 제기했던 이슈들이 이제는 예술적인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차원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문화도시, 창조도시 논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일단락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오세훈 전 시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디자인서울’의 경우에도 사업 추진 배경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나 방법론상의 시행착오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그 출발점이 되었던 디자인의 공공성에 대한 디자인계의 관심은 큰 흐름으로 보아 공공미술의 맥락에 어느 정도 닿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이번 문화도시공동체지원사업의 경우, 중앙정부 차원의 문화예술정책의 변화나 인천시의 문화도시 기본계획, 남구의 문화 중심의 창조도시 비전 등 지자체 차원에서의 도시정책 현안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재단이 주력해온 지역예술과 지역공동체에 기반 한 보다 특화된 공공미술 정책 기조와 사업 특성을 갖추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추진된 ‘숙골로 스쾃 커뮤니티’는 그동안 범 공공미술이 쌓아온 다양한 실험과 시도, 경험과 방법론, 그간의 쟁점과 현안들, 그리고 나아가 그 한계점과 가능성까지가 하나의 사업 속에 총망라되어 꽤 익숙하면서도 왠지 낯선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래서 완성형이라기보다는 현재진행형으로 느껴지는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숙골로 주변에서 십 여 년 간 정주하며 작업해온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류성환 작가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작업실과 바로 이웃한 빈 집들을 ‘스쾃’의 장소로 택한 점이나, 다양한 활동 경력과 작품 성격을 갖고 있는 45명에 이르는 방대한 참여 작가들의 면모는 현장을 방문하여 설치된 작품들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몇 가지 의혹과 질문을 갖게 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스쾃’이라고 하는 강력하고 불온한(!) 예술실천 방식에 쉽게 동의하거나 그러한 장소에 썩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양적인 풍부함에 집착하여 작가 및 작품 선정에 있어서 기획의 엄밀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스쾃’의 대상지로 이웃집들을 선택한 건 자칫 편의주의적 산물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하여 설치된 작품들을 보고 기획자의 의도를 듣고, 지역공동체와의 소통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러한 의구심은 사라지고 오히려 전시기간이 끝난 후 출판될 예정이라는 프로젝트북과 이후 다른 장소들로 옮겨가 이어질 스쾃 커뮤니티의 관계망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 또한 재개발로 인해 비워져 가는 장소들이 안고 있는 공동체 해체 문제를 비단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를 넘어선 생태학적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고민하면서 이를 글로컬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지속적인 예술적 개입의 형식을 고민하는 태도는 현재 자체 동력이 소진되어 정체된 느낌마저 주고 있는 기존 공공미술계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처음 시도된 인천문화재단의 문화도시공동체지원사업이 시범사업에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져 일련의 구체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속에 지속되기를 바란다.
_강현주(인하대 예술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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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7 13:0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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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골로 스#53123; 커뮤니티.hwp (16384 Byt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