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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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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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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8월 11일
스타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
누군가 나에게 스웨덴이라는 국가, 혹은 사회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나는 흔히 ‘스타 시스템이 존재하
지 않는 사회’라고 말하곤 한다.
정치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적 지향을 가진 국가이고
동·서 냉전 시기에도 중립국임을 내세워 중도주의를
표방한 국가이며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있고 남녀평등
이 실현된 국가라는 등 이미 알려져 있는 내용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부연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들보다 내게 가장 인상적으로 비추어졌던
것은 그 사회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개개인의 삶의
모습과 지향들이었다.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전제품 회사 중의 한 곳에서 일하는 분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분은 유럽이 전반적으로 그렇기
는 하지만 특히 스웨덴의 경우에는 제품을 팔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하면서 그 이유가 스웨덴 사람들의
소비성향이 너무나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광고를 해대고 디자인을 이리저리 바꾸어
보아도 스웨덴 사람들의 취향을 맞추기가 어렵고
판매실적도 금방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분은 그 이유를 스웨덴 사람들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때 나는 스웨덴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서 유행에 민감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스타나, 영웅 등을 모방함으로써 그들의 성취를
자신들의 것으로 여기는 대리만족을 하지 않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전 라디오 경제관련 프로그램에서 현재 유망한
직업을소개한다면서 <시장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들으며
나는 그 직업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우 한국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브랜드 디자이너>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는
<시장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말 그대로 시장에서
팔리는 옷가지나 액세사리류 등을 디자인(?) 하는
것인데 보통 디자인에서 시장에 물건이 나오기까지
는 2,3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물건의 수량도
그날 그날 팔리는 정도를 보아서 정해지기 때문에
재고는 거의 없고 <시장디자이너>로서 3년 정도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월수입이 2, 3백만원은 된다고
했다.
어떻게 반나절동안 디자인하고 반나절동안 재료를
구입해서 하루만에 물건을 만들어 그 다음날 팔 수
있을까? 무척 궁금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황신혜 바지, 최진실 가방, 박세리 모자, 이승현
목거리 등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디자인 전공자로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시장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누구를, 혹은 누구의 어떤 물건을 똑같이 가지고
싶어 할 지 재빨리 포착하여누구보다 먼저, 빨리 그
물건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는 어떤 일들
을 하고 있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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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2 14:0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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